캐스퍼 일렉트릭, “일본 장악하러 출격” 가격 제원 모두 선택 받았다

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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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per electric japan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일본 시장 다시 두드린다…소형 전기 SUV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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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일본 시장에서의 오랜 부진을 씻고 새롭게 도전한다. 이번 무기는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이다. 현대차는 일본 자동차 업계의 견고한 자국 브랜드 선호도와 까다로운 규제를 돌파하기 위해, 일본 소비자 취향에 특화된 전동화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오랜 일본 시장 공략, ‘칠전팔기’ 정신 살린다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그러나 8년여 활동 기간에 불과 1만5,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2009년 철수하면서 뼈아픈 실패를 맛봤다. 이후 13년 만인 2022년에 재도전했지만, 당시 판매량은 고작 607대에 그쳤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는 소형 전기 SUV를 무기로 일본 시장 문을 다시 두드린다. 10일 개막한 ‘2025 도쿄 오토살롱’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처음 선보인 현대차는, 본격적으로 일본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왜 소형 전기차인가…일본 시장 특성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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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일본 자동차 시장은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외산차가 뿌리내리기 어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토요타·혼다 등 현지 업체가 소형차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대차는 이러한 난공불락 시장을 뚫기 위해 전략을 바꿨다. 과거 중형 세단·SUV 중심의 라인업 대신, 일본이 선호하는 소형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는 좁은 도로 환경, 제한적인 주차 공간 등으로 인해 소형차가 특히 대접받는 일본 시장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캐스퍼 일렉트릭…일본 경차보다 ‘조금’ 큰 사이즈

기존 내연기관 캐스퍼의 차체는 일본 경차 규격(전장 3.4m 이하·전폭 1.48m 이하)을 충족하지 못해 일본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 이에 현대차는 오히려 크기를 약간 키우고 전동화 기술을 접목한 ‘캐스퍼 일렉트릭’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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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캐스퍼 일렉트릭의 전장은 3,825㎜, 전폭은 1,610㎜, 휠베이스는 2,580㎜에 달해, 일본 경차보다 조금 크지만 여전히 좁은 골목이 많은 일본 도심에서도 무리 없이 운행할 수 있는 크기로 설계됐다. 49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315km 주행 가능하며, 30분 이내에 배터리 용량의 80%를 충전할 수 있는 고성능 NCM 배터리를 사용한다.

현지 맞춤형 설계·합리적 가격으로 공략

일본은 차량 구매 시 2㎞ 이내 주차장 계약 증명, 2년마다 의무 검사(차량 크기에 따라 비용 차등) 등 각종 규제가 많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비교적 작은 차체는 이러한 규제 환경에서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일본 내 판매가를 250만~350만 엔(약 2,240만~3,130만 원) 선에서 책정해, 닛산 ‘사쿠라’나 중국 BYD의 ‘돌핀’ 등 경쟁 모델과 가격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현지 딜러망 확충 및 베테랑 인재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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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는 단순히 온라인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현지 딜러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 BYD가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재팬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시메기 도시유키를 현대모빌리티재팬 대표이사로 영입하며 조직 체계도 강화했다. 시메기 대표가 일본 시장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이 현대차의 판매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5년 내 판매량 10배 확대” 야심…성공 여부 주목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을 발판으로 향후 5년 안에 일본 내 판매량을 현재보다 10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을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번에는 현지 특성을 고려한 제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예전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의 소형 전기 SUV가 일본의 견고한 벽을 뚫고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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